미스터 트롯 1·2 참가자들과 TOP7을 보면 결혼한 유부남이 거의 없다. 참가자 중 결혼한 도전자는 몇몇 있지만 TOP7에 오른 사람은 없었다. 반대로 10대의 어린 나이에 TOP7에 오른 정동원, 박성온, 송도현 등이 있어 대비가 된다.
반면에 미스 트롯 1·2는 결혼한 유부녀가 꽤 있다. 미스 트롯1에서 선(善)을 차지한 정미애는 무려 3남 1녀를 키우고 있다. 1982년생인 정미애는 동갑내기 남편과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미스 트롯 1 이후 설암 투병을 하다 최근 복귀해 활동하고 있다.
미스 트롯 2의 우승자 양지은 역시 유부녀다. 국악을 전공했지만 결혼 후 가정주부의 삶을 살다 미스 트롯 1을 보고 도전해 진(眞)에 올랐다. 치과의사인 동갑내기 남편과 가정을 꾸려 1남 1녀를 키우고 있다. 이처럼 미스 트롯 도전자들 중 유부녀가 우승하거나 상위권에 오른 사례가 있다.
그럼 왜 미스 트롯에 참가한 유부남들은 상위권에 오르지 못했을까? 미스 트롯 출신이 아닌 유부남 가수들은 많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남진, 나훈아, 송대관, 태진아, 박현빈 등의 기성 가수들은 이미 결혼을 해 오랜 기간 활동하고 있다.
기성 가수들을 본다면 결혼을 했다고 해서 가수로서 인기가 없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유독 미스 트롯에 유부남 상위 랭커가 없는 건 특이하다. 이건 미스터 트롯, 미스 트롯을 시청하는 성별과 연령층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미스터 트롯의 시청률은 지상파의 그 어느 프로그램보다 높다. 지상파 중심의 방송에서 케이블 채널이 추가되었고 유튜브와 OTT가 범람하면서 10%가 넘는 시청률을 보이는 프로그램을 보기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미스 트롯, 미스터 트롯은 30%가 넘는 시청률을 보이며 트롯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 중심에 40~60대 여성들이 있다. 중년 여성 시청자들은 남성보다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길다. 또 트롯 가수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며 이들의 콘서트를 가거나 굿즈를 구매하는 등 구매력도 매우 높다. 보통 가정에서 구매를 결정하는 건 엄마, 즉 여성들이다.
트롯 가수들의 콘서트 중 임영웅, 이찬원, 김호중 등이 가장 탑 급으로 꼽힌다. 미스 트롯 출신 송가인도 있지만 상위권은 대부분 미스터 트롯 출신 남자 가수들이 차지하고 있다. 또 이들 콘서트에서 야광봉을 흔드는 건 대부분 중년 여성들이다.
미스터 트롯 1에서 우승한 임영웅은 1991년생이다. 영탁 1983년생, 이찬원 1996년생, 김호중 1991년생, 정동원 2007년생, 장민호 1977년생, 김희재 1995년생 등으로 대부분 나이가 젊다. 장민호가 가장 많은 나이라 유부남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장민호는 유부남설이 돌 정도로 왜 결혼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소문이 많았다. 나이는 가장 많지만 참가자 중 가장 잘생기고 몸매도 탄탄하다. 나이를 안 밝혔다면 30대 중반으로 보일 정도로 젊어 보이는 장민호다.
미스터 트롯 2역시 비슷하다. 우승자인 안성훈이 1989년생이고 TOP7에 오른 도전자 모두가 젊다. 또 결혼을 하지 않은 총각들이며 잘생기고 끼가 넘친다. 이렇게 상위권에 오른 참가자들이 어리고 잘생긴 건 트롯 스타들의 아이돌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남자 아이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남자 보이그룹은 많지만 알고 있는 건 방탄소년단 정도다. 반면 여자 팬들은 남녀 아이돌 모두를 쫓는다. 걸그룹은 롤 모델이자 동경의 대상이고, 보이그룹은 이성적인 감정을 느끼는 상대다.
남자 트롯 가수 역시 마찬가지다. 기구한 사연이 있고 노래를 잘하는데 잘생기기까지 하니 아이돌과 다를 게 없다. 그래서 여자 시청자들이 남자 트롯 가수들에게 열광하는 것이다. 당장 만나서 연애를 하거나 결혼은 할 수 없겠지만 꿈속의 왕자님처럼 보이는 상대들이다.
여자 트롯 가수는 중년 여성들에게 롤 모델이다. 예쁘고 어린데 노래를 잘한다. 이들처럼 될 수는 없지만 이들을 동경하고 좋아하면서 마치 자신이 트롯 스타가 된 것처럼 좋아한다. 중년 남성들도 어리고 예쁜 트롯 가수를 좋아하긴 하지만 표현하는 방식과 수준은 중년 여성을 따라갈 수 없다.
그럼 남진, 나훈아, 송대관 등은 어떻게 봐야 할까? 중년 여성들은 이들의 노래는 좋아하지만 남자로서, 이성으로서의 매력은 느끼지 못한다. 이미 환갑, 칠순이 넘긴 노년 가수들이라 옛 히트곡 외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반대로 젊은 남자 트롯 가수들은 떠오르는 스타들이다. 특히 임영웅처럼 가슴 아픈 사연을 담고 노래를 부르는 올바른 청년은 사위 삼고 싶은, 아들이었으면, 아니 내가 결혼을 안 했으면 내 남자친구, 남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응원하는 중년 여성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