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들의 BTS, 임영웅
흔히 임영웅을 두고 어머니들의 BTS라고 부릅니다. <미스터 트롯>에서 가슴 아픈 인생 사연과 애절한 보이스로 5060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사실 임영웅이 등장하기 전 박현빈이라는 걸출한 트로트 가수가 있었습니다. 박현빈은 젊고 잘생겼고 노래까지 잘해 어머니들께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영웅의 행보는 조금 다릅니다. 박현빈이 전국구 트로트 가수로 이름을 날렸다면, 임영웅은 대한민국 탑 가수 반열에 올라 있습니다.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올해를 빛낸 가수 조사에서 무려 3년간 탑 5위(40대 이상)에 오르며 인기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임영웅의 인기는 단순히 얼굴이 알려졌고 히트곡이 많다는 수준이 아닙니다.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예가 상암스포츠 경기장을 임영웅으로 물들인 시축 이벤트입니다. 임영웅이 시축 연예인으로 등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마 티켓을 구하려는 팬들이 장사진을 이루었습니다.
임영웅은 축구경기장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축구화를 신고 공연을 펼쳤습니다.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는 축구를 응원하는 플랜카드를 제작해 왔고, 팬클럽을 상징하는 하늘색 옷 대신 FC서울의 유니폼과 머플러를 구입해 경기장을 물들였습니다.
임영웅이 등장한다는 소식에 티켓은 10분만에 2만 장이 판매되었습니다. 임영웅 팬들은 축구팬들을 배려해 원정석과 서포터즈석 예매를 최대한 자제했고, 뒷정리까지 하고 나가 훈훈한 미담을 만들어 냈습니다. 임영웅 역시 본인이 좋아하는 축구를 위해 한 행사라 행사비를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바른생활 사나이 임영웅
임영웅은 엄친아의 표본 그 자체입니다. 키크고 잘생긴 외모는 물론이고 바른 인성 때문에 어머니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와 할머니 손에 자란 임영웅입니다. 가난한 가정형편에도 임영웅은 울지 않았다고 합니다.
항상 어머니께 뭐 도와드릴 일이 없냐고 묻는게 하루 인사였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양동이에 얼굴을 찧어 피부가 크게 베이는 사고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부식된 쇳가루가 얼굴에 범벅이 되었고 30번이나 꿰매는 수술을 받아 아직도 상처가 남아있을 정도입니다. 큰 상처를 얻어 침울해 하기는커녕 보조개가 생겼다며 방긋 웃으며 되려 어머니를 위로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만날 때 항상 매너를 지키고 예의를 중시하는 임영웅입니다. 그럼에도 소신을 갖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남자다움도 갖추고 있습니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가수라 여러 행사는 물론 대학 축제 섭외요청이 끊이지 않지만 출연은 극구 고사하고 있습니다.
행사비가 얼마인지 측정이 안되어 몇 억원이라고 예상할 뿐입니다. 다만 본인이 생각할 때 행사의 취지가 잘 맞는다고 여기면 돈을 받지 않고, 아니 오히려 자비를 써가면서 까지 노래를 부릅니다. 가장 좋은 예가 FC 서울 시축이었고, 또 다른 예는 친구들의 축가입니다.
"임영웅 축가"라고 유튜브에 검색하면 여러 영상이 나옵니다. 절친한 친구, 동료를 위해 깜짝 축가를 불러주었는데 그 분위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친구는 감사함에 울고, 임영웅은 그런 친구를 보며 울고, 하객들은 놀라움에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트로트 가수의 정점, 임영웅
임영웅은 <미스터 트롯> 우승 후 빠르게 트로트계 정점에 올랐습니다. 나훈아, 설운도, 송대관, 태진아 등 기라성 같은 선배 가수들이 많고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임영웅의 위상은 그 이상입니다. 현재로서는 임영웅과 비슷한 수준의 인기를 끄는 트로트 가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임영웅을 방탄소년단(BTS)과 비교합니다. 방탄소년단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발돋음 한 보이그룹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던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가장 먼저 BTS를 연발하는 게 현실입니다.
싸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강남스타일>로 돌풍을 일으켰다면, 방탄소년단은 돌풍을 넘어 태풍 수준의 영량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과 비교되기는 하지만, 해외에서 임영웅의 인지도는 높지 않습니다. 트로트라는 장르의 한계도 있고, <미스터 트롯>의 인기가 국내에 국한된다는 점에서 볼 때 해외에서 반응을 이끌어내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유튜브를 보면 임영웅의 무대 영상을 리액션하는 채널이 간간이 있고 조회수는 몇만 수준입니다.
앞으로 트로트가 해외에서 인지도가 오르면 임영웅 역시 덩달아 큰 인기를 얻을게 분명합니다. 영탁을 비롯한 여러 가수들이 해외 진출을 타진하고 있어, 향후 임영웅도 일본, 중국 등 아시아를 위주로 공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임영웅 vs 방탄소년단
국내에서의 인기만 놓고 보면 우위를 가늠하기 힘듭니다. 콘서트 티켓파워, 인지도, 앨범 판매량 등은 비슷한 수준입니다. 다만 해외까지 확장한다면 확실히 방탄소년단이 임영웅보다는 인기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장르의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팬층이 다릅니다.
따라서 임영웅과 방탄소년단을 일대일로 비교하는건 무리가 있습니다. 임영웅이 특이한 점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끈다는 것입니다. 방탄소년단이 전 연령층에게 높은 인지도를 얻고는 있지만 팬층은 10~30대가 주류를 이룹니다.
임영웅 역시 40~60대가 주요 팬층이지만 10~30대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음악을 듣고 소비하는면에서 젊은 층이 보다 다양한 음악을 듣기 때문입니다. 임영웅 역시 아직 30대이고 젊은 나이라 태진아, 송대관 같은 트로트 가수와는 세대가 다릅니다. 동 세대의 가수가 트로트를 부르니 젊은층 역시 반응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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